정말 오랜만에 영화관에 갔다. 목적은…
이것을 보기 위해서였다.
에는 처음 가 봤는데(사실 서울 올라와서 영화관에 간 것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다;;), 도착하자마자 표가 매진되어 버렸다-_-;; (사실 표를 예매하려고 했지만, 예매를 하려면 CGV 홈페이지에 회원가입을 해야 하는 모양이라서 그냥 안 했다.) 그래서 다음 시간 표를 산 뒤, 근처의 서점에서 시간을 때우는 수밖에 없었다.
인터넷을 찾아보니, 이 애니메이션은 츠츠이 야스타카 씨가 1965년에 쓴 동명의 원작 소설 및 1983년 제작된 영화의 후속편 격으로 제작된 것으로, 이 애니메이션에서 주인공의 카운슬러 역할을 하는 ‘마녀’ 카즈야 이모는 원작에서의 주인공이라고 한다. 그래서인지 그녀는 주인공 마코토가 시간을 뛰어넘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설명해 주는 장면에서, 자신도 그런 능력이 있었다고 말한다.
(사실 그 장면에서는 그게 단지 농담하는 것인 줄로만 알았는데, 이런 배경이 있었을 줄이야… 덕분에 후반부에 이모가 자신의 첫사랑 이야기를 마코토에게 해주는 장면도 이해하게 되었다.)
마코토가 과제물을 갖다놓던 실험실의 칠판에 적혀 있던 “
Time waits for no one.”이라는 문장은 치아키가 노래방에 가서 부르던 노래의 제목 및 가사의 일부이기도 하다.
(이 문장이 강조되고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, 그게 치아키의 정체에 대한 복선일 줄은;;;)
마코토가 초현실적인 체험을 하는 장면에서 나는 이상하게 ‘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’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우주비행사가 모노리스를 통해 겪게 되는 초현실적인 체험을 떠올렸다. 영상으로 구체화된 초현실적 체험을 본 기억이 그것 뿐이라서 그런 건가…
마코토가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 보려고 하루 전으로 돌아갔을 때, 마침 TV에서는 그 날이 일본의 표준시가 제정된 날이라는 내용을 방송하고 있었다. 아마 이것도 ‘시간 여행’이라는 소재를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 아닐까 한다. (후덜덜;;; 이런 곳까지 신경쓰다니;;;)
치아키가 마코토에게 고백하는 장면의 대사 일부분을 기억나는대로 적으면 이렇다.
치아키 : “내가 그렇게 못생긴 건 아니잖아.”
마코토 : “진심이야?”
치아키 : “진심.”
마코토 : (경악한다)
…이것만 들으면 마치 치아키가 상당한 추남인 것처럼 들린다;;; 치아키의 굴욕;;;
카즈야 이모가 복원한 그림은 도대체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었던 것일까? 미래에서 그것을 보기 위해 시간 여행을 올 정도라면 뭔가 대단한 의미를 지니고 있을 것 같은데, 예술이나 문화와는 거리가 먼 나로서는 그 그림의 의미를 잘 모르겠다. 카즈야 이모가 한 말이 힌트일 텐데…
코스케와 여학생이 탄 자전거가 차단기에 부딪쳐서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장면에서 내가 했던 생각은 ‘와, 저 여학생 팔힘 세다.’였다. -_-;; 그렇게 공중으로 날아올랐는데도 코스케의 허리를 놓치지 않다니… ;;; 죽을 힘을 다해서 잡았기 때문에 그런 건가?
건널목 앞에서 시간이 멈추는 장면을 보고 내가 떠올린 것은 강풀의 만화 『
타이밍』에 나오는 타임스토퍼 김영탁이었다. ;;; (그러고 보니, 『
타이밍』의 영화화는 어떻게 되가고 있으려나…)
영화가 막 시작되는 도입부에 나오는 감독이나 주연 배우(여기서는 성우?)의 이름(이걸 뭐라고 하는지 까먹었다;;)에는 조그마한 빨간 점이 붙어있었는데, 어느 한 사람의 이름에서는 그 빨간 점이 갑자기 날아다녔었다. 그때는 그것이 뭔지 몰랐는데, 그 빨간 점의 정체는 바로 마코토가 남은 시간 도약 횟수가 한번 더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도록 해준 무당벌레였다.
후반부에 마코토와 치아키가 강변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커플이라고 놀리던 꼬맹이 녀석들이 도망가는 모습은 어째 2배속 재생을 보는 것만 같았다. ;;;
아무튼, 좋은 애니메이션을 보고 왔다는 생각이 든다.